제목: 소소책방, 돈보다 책 책보다 사람
분류: 책공간
이름: 이재복 * http://holyn.net
등록일: 2014-05-26 05:58
조회수: 1761 MG_3685.jpg (285.1 KB)
MG_3679.jpg (183.1 KB) More files(10)...
작년 가을, 혜성처럼 생겨난 소소책방.
예전에 잠시 직장생활을 같이 했던 동료직원분께서 귀향 후 창업을 하셨다.
그분의 안목과 향기가 다시 떠올라 찾아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처음 책방을 둘러본 느낌. 책이 얼마나 꼼꼼하고 따스하게 자리잡고 있었는지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사실 방문했던 날은 헌책방에 새로운 역사가 씌여지는 날이기도 했다.
헌책만 판매하던 이곳에서 단 한곳의 출판사이지만 새책도 판매하게 되었다는 것.
보통 서점이라면 책을 꺼내보기 어려워 꺼려할법한 책장. 하지만 멋드러지게 자리잡고 있다.
천정에 매달린 띠지가 조명에 비추어져 마치 주술적인 느낌의 공간을 만들고 있었다.
화장실에 일부러 들러보았는데, 책방이 추구하는 방향을 쉽사리 느낄 수 있었다.
디스플레이하기 어려운 소품들도 책방과 잘 어우러져 있다.
종이에 비친 조명, 그 아래 책이 함께 잘 어우려져 있다.
매달 강의 또는 모임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사람 20여명 신청받는 일은 너무 쉬운일이라고 말씀하시던 모습. 정말 사기라고 말하고 싶다.
사진책엔 별다른 애정이 있으신 듯 했다. 열람만 가능하다.
포스터가 담긴 액자가 많았고 서점과 상당히 잘 어우러져 있었는데. 신선하고 좋았다.
소소책방의 조경국 대표
소소책방에는 몇가지 원칙이 있다.
1. 지속가능한 지역밀착형 오프라인 책방이 목표입니다.
2. 돈보다 책, 책보다 사람이 먼저입니다.
3. 대형 서점을 통한 온라인 책 판매는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4. 하루 8시간 일하고 한 달에 4일 이상은 쉬겠습니다.
5. 이리저리 기웃거리지 않고 가늘고 길게 오래 버티겠습니다.
6. 인문, 사회, 예술서에 집중하고 성공, 처세, 자기계발서는 들이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7. 내가 사는 지역에 관련된 책과 자료를 소중히 하고 수집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8. 힘든 상황이 오거나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 있어도 가벼이 손 벌리지 않겠습니다.
정말 멋지다. 하지만 너무나도 가혹한 원칙이다. 특히 4번에서 감동을…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SNS활동을 전개하시고, 특히 책방일기를 거르지 않고 계속 적어나가시는 모습에 대단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직 1년이 채 되지 않은 서점이다보니 어떤식으로 변해갈지 모르겠다.
하지만 가혹한 원칙이 설사 수정되더라도 “돈보다 책, 책보다 사람” 이라는 신념은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드는 책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