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계룡문고 존재의 이유, 가치를 찾아
분류: 책공간
이름: 이재복 * http://holyn.net
등록일: 2013-02-20 18:11
조회수: 2525 R1021335.jpg (274.4 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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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 앞 삼성생명 지하1층에 위치한 계룡문고
2013년 새해 첫날 대전 계룡문고를 찾았다.
책읽기와 서점견학 등 어린이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문화행사라는게 말은 늘 거창하지만 실제로 구체화시켜 진행하는 일은 쉽지 않기에 직접 방문하여 경험하기로 했다.
800평 규모의 계룡문고 내부
서점에 처음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문구는 “일요일은 읽요일”.
그 순간 보통 서점이 아니구나라는걸 느낄 수 있었다.
언제나 사장님이 서점에 계실 것 같은 확신에 예약도 없이 사장님을 무례하게 찾았다.
서점 내 위치한 북카페에서 여유있게 커피 대접을 으며 계룡문고 사장님을 만나뵐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간의 겪으셨던 이야기중 일부분을 압축하여 들을 수 있었다.
서슴없이 아이들을 품어주시던 이동선 사장님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으며 20여년의 세월동안 서점을 운영해오셨다는 이동선 사장님은 책과 도서관, 서점의 관계를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차근차근 설명해주셨다. 모두 쉽게 공감할 수 있었던 내용이고 그동안 제대로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부분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책 읽어주기를 통해 모든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던 이동선 사장님의 이야기에서 계룡문고 존재의 이유를 어렵지 않게 가늠할 수 있었다.
다양한 종류의 그림책이 준비되어 있는 서점
돈을 벌겠다는 이야기 보다는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굳건히 자리를 지켜오신 사장님은 서점내에서 “책 읽어주는 아빠”, “왜요? 아저씨” 등의 호칭으로 불려지고 있었다. 그만큼 책을 통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소통하고 계셨다는 증거라 생각된다.
밥 한끼에 먹을 수 있는 양이 있듯이 한번의 독서로 읽을 수 있는 양이 있지만 부모들은 그것들을 알지 못한채 잘못된 독서교육을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 전집 구매 대신 양질의 도서를 조금씩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 독후감을 권유하는 등의 책을 싫어하게 만드는 행위를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 등 서점 운영의 편리함과 이윤 창출의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결정하기 어려운 일들을 당연하듯 실천하고 계셨다.
책 읽기는 스마트폰 게임보다 재미있어야 한다. 그리고 계룡문고에서는 쉽게 그 재미를 확인할 수 있다.
아이들을 학교와 사교육의 울타리 안에 가두지 말고 서점을 통해 세상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여주셨다.
그 중심에는 부모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내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며 책을 통해 아이의 마음을 알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셨다.
책 읽기에 대해 설명하시던 모습. 계룡문고 직원분이 촬영을 도와주셨다.
책 읽어주기는 문화라고 이야기하시며 그 자리에서 그림책 한권을 읽어주셨다.
사장님의 책 읽어주기 행위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고 나도 한번쯤 시도해 보고 싶다는 욕심에 그 자리에서 내 아들에게 읽어줄 그림책을 몇 권 구입하였다. 사장님과의 대화는 서점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다양하게 연구하시고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지금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을 너무나도 쉽게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이”, “읽기”, “그림책”이란 표현를 서점 여기저기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문고에서 진행될 행사에 대해 그간 너무 조급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닌가 되새겨보았다.
누군가 10년을, 20년을, 평생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걸어온 길을 단기간에 만들어 보겠다는 욕심은 과하다는 생각도 해보았다.
계룡문고 사장님과 같은 선행자들의 모습에 더욱 더 용기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만의 멋진 서점을 향해 한걸음 전진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마지막으로 수 많은 실패와 성공을 기분좋게 기다려본다.
서점 존재의 이유는?
그리고 서점에서 일하는 이유는?
간단한 인사가 끝난 후 나를 향해온 첫 질문이다.
서점이 왜 필요한지를 알고 그 가치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하시며 그간의 일들을 들려주셨다.
대한민국 서점은 모두 사형선고를 받았고 집행날짜만 기다리고 있다.
두번째 말씀이 내 귀를 지나 심장을 찌르듯 다가왔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오히려 블루오션이 될 수 있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이셨다.
“서점은 가슴뛰는 공간”
나에게도 종종 가슴 뛰게 만들었던 공간이었지만 그걸 미처 느끼지 못한채 서점을 다녔던 것 같다.
사소하고 순간에 발생하는 감정이지만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