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책이있는글터에는 책이 있었다
분류: 책공간
이름: 이재복 * http://holyn.net
등록일: 2013-02-2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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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 서점 문화를 앞서가는 서점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발걸음을 향했다.
오늘따라 -17도까지 내려가는 등 강추위가 잇다라 도로사정이 좋지 않았지만 달려갔다.
충주시청 앞 작다면 작은.. 크다면 큰 규모의 “책이있는글터” 서점을 만날 수 있었다.
서점문을 열고 들어가 눈앞에 보였던 카페에서 커피를 한잔 마시고 서점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곧이어 이연호 사장님을 만나뵐 수 있었다.
우리문고의 진정성
우리문고가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 현재까지 주위의 반응은 “?” 인듯 했다. 관심을 보이는 타 서점 및 출판사가 있다는 사실은 반가운 이야기지만 여기저기 쉽게 헛점이 노출되는 점에선 불편하다. 시간이 해결해 줄 수 있는 부분이라 여기며 대화를 진행했다.
5000여개가 존재했던 서점은 현재 1000개 미만으로 존재하고 200평 넘는 규모의 서점은 고작 100-200개 내외가 전부라는 가슴아픔은 이야기를 들었다. 신간매출이 서점 전체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실정에서 서점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구간의 경우 인터넷 서점의 할인폭이 너무 커 도저히 경쟁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마음을 아프게 했다.
책이있는글터에는 책이 있다?
책이있는글터는 상호에서도 느낄 수 있듯 “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관련하여 좋은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서점은 문화적 감수성을 유지한채 지역시민과 관계를 가지고 공감하고 교감해야 된다는 이야기도 중요한 포인트라 말씀하셨다. 책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책을 통해 또다른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고, 독자는 매장에 있는 그 어떤직원보다도 책에 대해 전문가라는 마음으로 독자에게 더나은 감동을 제공하기 위해 늘 전문성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하셨다.
특히 책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들은 아주 공평하게 서가에 한 부분을 자리한채 진열되어 있다는 이야기, 서점 내 책은 꽃여있는 이유가 반드시 분명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책이있는글터라는 상호답게 책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눈에띄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책이 있는 서점은 독자 스스로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문화적 안전망이라는 주장을 하셨다.
특히 신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애를 많이 쓰신다는 이야기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더불어 책을 효율적이고 전문적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서점 관리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셨다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새로생긴 도서관 들은 시설적인 부분에서 뛰어나지만 여전히 여유가 없는 편이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틀에 짜여진 시스템과 규모가 정해져있는 문화행사 등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많이 나아졌다라는 이야기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글터에서 본 우리문고는?
우리문고의 앞 날에 대해서도 짧은시간이지만 조언을 부탁드렸다.
청주시민이 원하는 문화 서점을 위해서는 텍스트를 향한 독자의 마음을 알아야 하고 서점을 통해 어떤 문화적 향수를 실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다.
구체화에 대한 이야기는 참 여러곳에서 듣게 된다. 필요한 컨텐츠를 어떻게 얻어 어떤방법으로 실현시킬지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쉽지 않은 과제다.
매장의 매니저는 자신의 독자를 확보하고 독서 경향과 책에 대해 소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다.
이를 위해서 공부하는 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 방법에 대해서도 꼼꼼히 일러주셨다.
이야기를 들으며 겨우 기본적인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내 모습을 보면서 살짝 위축하기도 했다.
이제 겨우 창업한지 보름된 우리문고에서 한땀한땀 만들어가야한다는 생각에 어깨가 무거워 지기도 했다.
요몇일 이곳 저곳 자문을 구한다고 많은 사람을 만났다.
결론은 누군가를 만날때마다 망치로 한대씩 맞는 느낌을 쉽게 느낀다.
서점의 앞날에 정해진 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석이 있는 것도 아니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