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사진’은 한 명의 사람과 사진을 통해 즐거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그 한 명의 사람을 사진 속 주인공으로 촬영하게 되었고, 촬영된 사진을 액자와 함께 제공하는 형태로 작업을 진행하였다. 참여자는 촬영 및 사진을 선물 받는 과정에서 기뻐했고, 이런 참여자의 기뻐하는 모습에 촬영자도 보람을 느꼈다. 이렇게 사진을 통해 서로 간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 계속적인 작업의 원동력이 되었다. 무언가를 조작하지 않고 참여자의 주어진 환경을 그대로 사진으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참여자는 평소 인지하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 및 환경 등을 사진을 통해 재확인하기도 했었다.‘갖고 싶은 사진’은 사진의 예술적인 측면에서 감상하기보다 사진의 사회 기여, 사진을 통한 실험적인 움직임, 사진을 통한 치유 기능 등 보다 넓은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최초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사용해 시작했던 작업은 차후 필름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를 이용해서도 작업이 진행되었으며 Frame in Frame Photography 방법을 통해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나갔다.
‘갖고 싶은 사진’은 사진 속 등장 인물들이 가족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전적 의미로 부부와 같이 혼인으로 맺어지거나, 부모ㆍ자식과 같이 혈연으로 이루어지는 집단, 또는 그 구성원을 가족이라 한다. 작품에서는 자주 교류하는 가까운 친척까지도 가족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번 촬영 이전까지는 대부분 처음 보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촬영했었다. 하지만 전시를 앞두고 철저하게 일 대 일의 관계에서 촬영된, 처음 보는 사람들의 인물 사진을 그들의 허락도 없이 전시하는 것은 더더욱 무리가 있었다. 촬영자와 참여자뿐 아니라 관람객에게도 보여줄 요소들을 반영하여 가족들을 대상으로 촬영하였다. 가족들은 명절 때나 누군가의 생일, 잔치 등 행사가 있을 때 만남을 가지는 정도였는데, 이번 기회를 틈타 조금 더 만나보기로 작정하였다. 서로 잘 알고 있는 관계인 만큼 조금 더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촬영을 하면서 ‘가족이 이렇게 많았던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사회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보다도 중요하고 가까운 관계이지만 이렇게도 자주 볼 일이 없었다는 것, 더불어 서로 잘 아는 듯해도 깊이감 있게 서로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던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만날 수 있는 가족이 꽤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시골에 계신 할아버지와 할머니, 타 지방에 있는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시간을 내서 일부로 찾아다녔다. 처음에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도 들고 서로 간에 낯선 이유로 만남을 갖다보니 어색하기도 했지만 어떠한 이유든 만남을 가지며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는 매우 즐겁고 유익했다. 촬영을 하기 위해 연락도 자주 하게 되고, 가족들의 관심사나 현재 상황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알아갈 수 있는 계기도 되었던 것 같아 보람 있었다. 물론 가족들을 촬영하는 일 자체가 더욱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어떠한 형식을 가지고 있든 언젠가 완성될 가족 사진 족보의 밑거름으로 한장 한장 의미 있는 사진들을 촬영했다고 생각한다.
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한 뒤 마무리 되었던 것과 다르게 이번 가족을 대상으로 한 촬영에서는 전시회라는 하나의 단계가 추가되었는데 실제로 촬영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가족이 전시장에 찾아와 사진전시를 경험했고, 자신의 얼굴이 액자에 담겨 전시되어 있는 상황을 즐기는 가족도 있었고 부끄러워 하는 가족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이런 경험 자체에 대해서 즐거워했고 그렇게 경험과 시간을 공유하면서 촬영자도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